2009년 07월 21일
티알 얘기 쓰고 보니 마스터는...
어딜가나 다 비슷한 얘기고 예전에도 다 했던 겁니다만...
마스터라는 것에 대해 다들 스스로 고찰을 얼마나 해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다들 마스터의 역할을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느냐하는 것인데, 제가 아는 바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멋진 시나리오'를 준비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 경험을 비추어보면 멋진 시나리오라는 것은 마스터의 상상 속에만 존재합니다. 실제 플레이어들은 마스터의 '멋진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기 캐릭터가 멋지게 활약하고 성장할 수 있는가에만 관심이 있다는 말입니다. 가끔은 서로 맞아떨어지기도 합니다만, 대부분 마스터가 원하는 걸 플레이어들이 원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멋있는 이야기라도 주인공들이 성격이 다르면 할 수가 없다고 해야 하나요. 공주를 구출하는 기사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쓸래도 PC들은 반쯤 현실주의자라서 합당한 보수도 받아야겠고 장비도 수선해서 업그레이드 해야 합니다. 적어도 공주를 구하기 위해 그 탑을 지키고 있는 용을 손쉽게 물리칠 만큼은 말이죠. 거기서부터 마스터는 일단 실망할 것이고, PC들은 보수가 적다면서 푸념할 것입니다.
결국 마스터가 혼자서 엄청난 시나리오를 써봐야 PC들의 마음에 안들면 삐딱선을 타는 게 정상입니다. 이건 중점이 다른 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마스터는 플레이어들이 즐기는 것이 일차목표고, 시나리오는 그에 따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레벨업하고 좋은 장비만 갖추면 된다~라고 생각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캐릭터 출생의 비밀을 캐고 싶어할 겁니다. 그렇다면 둘 다 가능하게 해주면 그만입니다. PC들이 서로서로의 재미를 무시하고 할 만큼 막장만 아니라면 마스터는 모든 길을 열어두는 게 좋습니다.
열심히 시나리오를 준비했는데 PC들이 머리를 써서 스토리를 뭉개버리고 전리품 알맹이만 쏙 빼먹으면 그것도 하나의 PC들이 승리한 사건인 겁니다. 결국 PC들이 이겼는데 여기서 불만을 표하는 마스터는 뭔가 사고방식이 잘못된 겁니다. 1층부터 5층까지 모든 몬스터들을 다 배치해두면 뭐합니까. PC들이 플라이 주문 걸고 꼭대기로 가서 보물만 챙기고 탑만 무너뜨리면 끝난 거 아닙니까? 반드시 정문으로만 가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힘겹게 싸워야 합니까? 많은 마스터들이 꼭 몬스터 경험치가지고 찌질하게 그렇게 플레이했다고 안주고 그러더군요. 마스터 본인이 반성해야 하는 겁니다. 애초에 꼭대기로 침투할 수 없게 했어야죠. 자기 스스로에게 그게 경험이 되었으니 그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할 생각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제가 또 싫어하는 타입이 다이스 속이는 건데 말이죠. 스크린에 넣고 굴리는 게 물론 사실상 허용된 건 사실입니다. 근데 그건 대부분의 마스터가 연출과 긴박감을 위해서 쓰는 경우보다는 자기 몬스터 살리기 위해서 지금 죽으면 아깝다든가, 무조건 자기 뜻대로 하기 위해서 말도 안되는 수치를 스크린 안에 숨겨서 PC들이 실패했다고 하면 그 누가 마스터 스크린을 신뢰하겠습니까. 그건 그저 스크린이 아니라 '마스터 세이브 공간'외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작 제가 스크린을 쓰는 경우는 딱 두 가지 뿐입니다. 첫째는 분위기를 쇄신시키기 위한 의미없는 주사위 굴림이고, 둘째는 PC들이 도저히 살아날 가망이 없을때 어떻게든 타개책을 주기 위해 예의상 굴리는 다이스인 겁니다. 굴려놓고는 이렇게 말하죠. "당신들의 상황이 불리해져서 몬스터가 결정타를 먹일 상황에 갑자기, 그 몬스터가 후퇴합니다! 뭔가 다른 신호를 들었나봐요" 본인이 마스터라면 한번이라도 PC들이 유리하도록 스크린을 이용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없다면 문제가 큰 겁니다.
저의 지인들이 예전에 같이 플레이한 사람 가운데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마스터를 했었는데, 다들 이를 갈더군요. 저는 한 번도 그 캠페인에서 뛰어본 역사가 없습니다만, 그 이유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PC들이 살아남기 위해 뭔가를 해보려고 하면 마스터는 무조건 '안돼'라는 단어만 남발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끝나고 나서 안되는 이유를 추궁하면 그 마스터가 말하기를 나중에 또 써먹어야 한다면서 안 가르쳐준다는 식이었답니다.-실례로,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불지르기도 실패한다더군요. 화공만 쓰면 무조건 실패했는데, 바람 방향을 고려해서 물이라든가 불이 잘 탈만한 것들도 다 제거하고 별짓을 해도 화공만 하면 꼭 스스로 불탄다는데요. 이게 아이디어를 얼마나 잘 썼든 아니든 상관없이, 무조건 주사위를 잘 굴려야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머리안써도 100면체만 잘 굴리면 살고, 머리를 써도 주사위 못 굴리면 죽었답니다. 아이디어를 쓰면 수정치 보정이라도 들어가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한 5퍼센트 올려주더랍니다. 잔디까지 갈아엎었는데도 화공하면 우리쪽으로 불이 번진다니 참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제가 요즘들어 다른 팀에 가서 플레이할 생각을 전혀 못합니다. 마스터도 남을 끌고 다니는 것에만 심취해 있고, 플레이어들도 그저 마스터가 잡아끄는대로 가서 '죽는' 것에 길들여져서 마스터에게 반항하지도 못하고 불합리함을 참아가면서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마스터의 권위를 세우려면 자기 자신을 자꾸 희생해야 한다는 점을 다들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족: 아마 제 가치관대로 마스터링하다 보면 아마도 3~4회 만에 PC들이 광렙해서 세계를 지배하기에 충분한 위력을 가지게 될 겁니다. 저의 경우엔 그저 두 손들고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하여 천하를 통일하고 새로운 왕국을 세웠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패자로서 길이길이 이름을 남기게 되었죠. 자 그럼 다음 캠페인으로~~" "마스터 더 잡을 거 없어?" "더 이상 내세울 적이 없어요. 당신들 상태를 보라고" 다들 자기 캐릭터의 스탯을 보면서 수긍하더군요.
마스터라는 것에 대해 다들 스스로 고찰을 얼마나 해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다들 마스터의 역할을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느냐하는 것인데, 제가 아는 바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멋진 시나리오'를 준비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 경험을 비추어보면 멋진 시나리오라는 것은 마스터의 상상 속에만 존재합니다. 실제 플레이어들은 마스터의 '멋진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기 캐릭터가 멋지게 활약하고 성장할 수 있는가에만 관심이 있다는 말입니다. 가끔은 서로 맞아떨어지기도 합니다만, 대부분 마스터가 원하는 걸 플레이어들이 원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멋있는 이야기라도 주인공들이 성격이 다르면 할 수가 없다고 해야 하나요. 공주를 구출하는 기사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쓸래도 PC들은 반쯤 현실주의자라서 합당한 보수도 받아야겠고 장비도 수선해서 업그레이드 해야 합니다. 적어도 공주를 구하기 위해 그 탑을 지키고 있는 용을 손쉽게 물리칠 만큼은 말이죠. 거기서부터 마스터는 일단 실망할 것이고, PC들은 보수가 적다면서 푸념할 것입니다.
결국 마스터가 혼자서 엄청난 시나리오를 써봐야 PC들의 마음에 안들면 삐딱선을 타는 게 정상입니다. 이건 중점이 다른 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마스터는 플레이어들이 즐기는 것이 일차목표고, 시나리오는 그에 따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레벨업하고 좋은 장비만 갖추면 된다~라고 생각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캐릭터 출생의 비밀을 캐고 싶어할 겁니다. 그렇다면 둘 다 가능하게 해주면 그만입니다. PC들이 서로서로의 재미를 무시하고 할 만큼 막장만 아니라면 마스터는 모든 길을 열어두는 게 좋습니다.
열심히 시나리오를 준비했는데 PC들이 머리를 써서 스토리를 뭉개버리고 전리품 알맹이만 쏙 빼먹으면 그것도 하나의 PC들이 승리한 사건인 겁니다. 결국 PC들이 이겼는데 여기서 불만을 표하는 마스터는 뭔가 사고방식이 잘못된 겁니다. 1층부터 5층까지 모든 몬스터들을 다 배치해두면 뭐합니까. PC들이 플라이 주문 걸고 꼭대기로 가서 보물만 챙기고 탑만 무너뜨리면 끝난 거 아닙니까? 반드시 정문으로만 가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힘겹게 싸워야 합니까? 많은 마스터들이 꼭 몬스터 경험치가지고 찌질하게 그렇게 플레이했다고 안주고 그러더군요. 마스터 본인이 반성해야 하는 겁니다. 애초에 꼭대기로 침투할 수 없게 했어야죠. 자기 스스로에게 그게 경험이 되었으니 그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할 생각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제가 또 싫어하는 타입이 다이스 속이는 건데 말이죠. 스크린에 넣고 굴리는 게 물론 사실상 허용된 건 사실입니다. 근데 그건 대부분의 마스터가 연출과 긴박감을 위해서 쓰는 경우보다는 자기 몬스터 살리기 위해서 지금 죽으면 아깝다든가, 무조건 자기 뜻대로 하기 위해서 말도 안되는 수치를 스크린 안에 숨겨서 PC들이 실패했다고 하면 그 누가 마스터 스크린을 신뢰하겠습니까. 그건 그저 스크린이 아니라 '마스터 세이브 공간'외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작 제가 스크린을 쓰는 경우는 딱 두 가지 뿐입니다. 첫째는 분위기를 쇄신시키기 위한 의미없는 주사위 굴림이고, 둘째는 PC들이 도저히 살아날 가망이 없을때 어떻게든 타개책을 주기 위해 예의상 굴리는 다이스인 겁니다. 굴려놓고는 이렇게 말하죠. "당신들의 상황이 불리해져서 몬스터가 결정타를 먹일 상황에 갑자기, 그 몬스터가 후퇴합니다! 뭔가 다른 신호를 들었나봐요" 본인이 마스터라면 한번이라도 PC들이 유리하도록 스크린을 이용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없다면 문제가 큰 겁니다.
저의 지인들이 예전에 같이 플레이한 사람 가운데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마스터를 했었는데, 다들 이를 갈더군요. 저는 한 번도 그 캠페인에서 뛰어본 역사가 없습니다만, 그 이유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PC들이 살아남기 위해 뭔가를 해보려고 하면 마스터는 무조건 '안돼'라는 단어만 남발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끝나고 나서 안되는 이유를 추궁하면 그 마스터가 말하기를 나중에 또 써먹어야 한다면서 안 가르쳐준다는 식이었답니다.-실례로,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불지르기도 실패한다더군요. 화공만 쓰면 무조건 실패했는데, 바람 방향을 고려해서 물이라든가 불이 잘 탈만한 것들도 다 제거하고 별짓을 해도 화공만 하면 꼭 스스로 불탄다는데요. 이게 아이디어를 얼마나 잘 썼든 아니든 상관없이, 무조건 주사위를 잘 굴려야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머리안써도 100면체만 잘 굴리면 살고, 머리를 써도 주사위 못 굴리면 죽었답니다. 아이디어를 쓰면 수정치 보정이라도 들어가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한 5퍼센트 올려주더랍니다. 잔디까지 갈아엎었는데도 화공하면 우리쪽으로 불이 번진다니 참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제가 요즘들어 다른 팀에 가서 플레이할 생각을 전혀 못합니다. 마스터도 남을 끌고 다니는 것에만 심취해 있고, 플레이어들도 그저 마스터가 잡아끄는대로 가서 '죽는' 것에 길들여져서 마스터에게 반항하지도 못하고 불합리함을 참아가면서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마스터의 권위를 세우려면 자기 자신을 자꾸 희생해야 한다는 점을 다들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족: 아마 제 가치관대로 마스터링하다 보면 아마도 3~4회 만에 PC들이 광렙해서 세계를 지배하기에 충분한 위력을 가지게 될 겁니다. 저의 경우엔 그저 두 손들고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하여 천하를 통일하고 새로운 왕국을 세웠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패자로서 길이길이 이름을 남기게 되었죠. 자 그럼 다음 캠페인으로~~" "마스터 더 잡을 거 없어?" "더 이상 내세울 적이 없어요. 당신들 상태를 보라고" 다들 자기 캐릭터의 스탯을 보면서 수긍하더군요.
# by | 2009/07/21 16:18 | 티알피지,환상이야기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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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DM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이끌어내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느냐에 달려있지 않나 싶네요.